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개인의 생산성을 돕는 도구부터 기업 업무의 핵심을 담당하는 ‘에이전트’까지 그 영역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파편화된 모델들을 하나로 묶은 올인원 플랫폼 ‘모니카(Monica)’와 엔터프라이즈 영역의 강자 세일즈포스가 전면 개편한 차세대 ‘슬랙봇(Slackbot)’의 사례는 AI가 우리의 일상과 업무 환경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최신 LLM을 골라 쓰는 ‘올인원’ 플랫폼의 편의성
‘모니카’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올인원 어시스턴트다.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GPT-4o, 클로드 3.5 소넷, 제미나이 1.5 프로, 라마3 70B 등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15여 종의 최신 AI 모델을 별도 구독 없이 상황에 맞춰 골라 쓸 수 있다. 특히 ‘모니카’ 모델을 선택하면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는 여러 AI 모델의 답변을 비교 분석해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웹과 앱 버전을 모두 지원하는 모니카는 구글이나 애플 계정 등을 통해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으며, 하루 40회까지 무료 이용을 보장해 접근성을 높였다. 실제 사용 환경은 매우 직관적이다. 채팅창을 통해 “파이썬 기초 코드를 짜달라”고 요청하면, 단순한 코드 생성에 그치지 않고 변수 선언부터 조건문 활용까지 단계별 학습 가이드를 제시한다. 여기에 더해 PDF 파일을 다양한 포맷으로 변환하거나 이력서를 검토하고, 이미지의 화질을 개선하는 등 문서와 창작 작업을 아우르는 다양한 도구들이 사이드바에 집약되어 있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다.
기업용 메신저의 진화, ‘슈퍼 에이전트’가 된 슬랙봇
개인용 툴 시장이 통합과 편의성을 지향한다면, 기업용 시장은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트’로 진화 중이다.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기업용 메신저 슬랙(Slack)에 탑재된 자동화 도우미 ‘슬랙봇’을 생성형 AI 기반의 에이전트로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파커 해리스 세일즈포스 CTO는 이를 두고 “단순한 챗봇이 아닌, 직원을 위한 슈퍼 에이전트이자 고도로 설계된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비즈니스 플러스 및 엔터프라이즈 플러스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새로운 슬랙봇은 슬랙 내부의 정보 검색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나 구글 드라이브 같은 외부 엔터프라이즈 앱과도 유기적으로 연동된다. 사용자가 권한을 부여하면 슬랙을 벗어나지 않고도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거나 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흩어진 자료를 찾아오는 등 실질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이는 오픈AI의 챗GPT가 불러온 열풍을 기업 내부 업무 환경으로 이식하여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고 확장하려는 세일즈포스의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내부 테스트로 입증된 효과와 향후 전망
세일즈포스는 정식 출시에 앞서 수개월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철저한 내부 테스트를 거쳤다. 해리스 CTO는 “강제적인 지시가 없었음에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내부 도구가 되었다”며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Product-Market-Fit)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개편은 슬랙봇의 제2의 전성기를 여는 시작점에 불과하다. 세일즈포스는 향후 슬랙봇에 텍스트 기반의 상호작용을 넘어 음성 명령 기능을 추가하고, 사용자와 함께 웹을 브라우징하며 업무를 보조하는 기능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모니카가 개인의 창작과 학습을 돕는 통합 도구로 자리 잡았다면, 슬랙봇은 기업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핵심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어 향후 AI 에이전트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